후후. 저도 냄비(?)답게 작년, 올해동안 피겨관련 동영상과 뉴스를 열심히 찾아 읽고 봤답니다.
출근해서 첫 기사들 검색이 여자피겨관련 게시물들. 열심히 보고 아침부터 감동받기도 하고 화도 내고 그랬었죠.
토요일날 콜라곰씨랑 잠깐 '갑자기 피겨를 보는 이유'에 관한 주제로 수다를 떨 일이 있었는데, 그 때 나왔던 한마디.
"피겨스케이팅은 내 소녀적 로망이었어!"
그렇습니다. 많은 소녀들이 꿈꾸었듯이 저도 그런 꿈을 꾸는 평범한 소녀 중 하나였던 것입니다.
다른 올림픽경기는 관심도 없으면서 피겨경기랑 리듬체조는 졸면서도 봤었고, 경기 다음날엔 친구들끼리 수다도 떨기도 했습니다. "아~ 나도 피겨선수가 되고싶어~ 저 팔랑팔랑한 옷. 저 아름다운 움직임~~"
그때 당시엔 그 우아한 모습만 보고 좋아했었지요.
그런데 제가 다 크고도 남아 30대가 되는 이 때, 국내에 김연아선수와 함께 피겨 바람이 분겁니다.
김연아의 공연 모습은 정말 스포츠라고 단정짓기만은 아까운. 예술 이었지요.
표정과 움직임에 어렸을때 반했던 감정이 다시 살아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미 다 커서 유연성도 없고 키도 작고 뚱뚱해져서 피겨스케팅과는 거리가 먼 저이지만, 맘이나마 소녀적 기분으로 돌아가게 해 준 김연아가 참 고맙고 좋습니다.
또한 한국이라는 피겨 불모지에서 이렇게 성장한 연아를 보면서 '어딘가엔가 솟아날 구멍은 있구나'란 생각도 들고말이죠. 연아가 국민들에게 많은 힘이 되어주고 있어요. 누구보다 훨씬(mb를 비롯하여...)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첫 국내 시합이라 긴장도 되고 감기때문에 컨디션도 안좋았을뿐더러 빙상연맹쪽의 힘이 일본쪽에 많아 일본선수에게 점수를 몰아주는 사태가 있어 결국 2위가 되었지만, 이번 경기는 제가 보기엔 승부에 상관없이 김연아선수에게 젤 힘들었고 젤 뜻있는 경기였을겁니다.
승부에 집착하는 모습보다 지금까지 처럼 열심히 하고 즐겁게 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피겨경기들이 끝나면 전 또 잠시 김연아에 대한 냄비가 식겠지만, 어떤가요?
다시 시작하면 그땐 또 즐겁게 끓어오르렵니다. ㅎㅎ
덧. 이넘의 심판들 이번에도 결국 아사다 마오에게 점수를 퍼 줬겠다.
심판들덕에 아사다 마오가 더 이미지가 안좋아지는 걸 아나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