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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나. 음식 프로그램.

하루 잡담

by 니즈곰 2015. 6. 1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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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백종원씨가 싫었다.


처음 그 사람을 알게 된 건 '새마을 식당'이었다. 

새마을운동 노래소리가 들리며 몇분만에 끓인다는 김치찌개를 자랑하는 식당.

박정희 시대를 생각나게 하는 그 분위기가 참 싫었다.

게다가 그 식당을 만든 사람은 무척 많은 종류의 식당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소문도 들었다.

그가 만든 식당들의 간판에는  그의 사진도 있었다.

백종원씨의 식당은 가격이 싸고 메뉴를 집중하는 특징이 있었다.

그것이 과연 어떨지 짬뽕집이나, 국수집에 가 보았지만 나한테는 너무나 맞지 않아 다시 가질 않았다.

그리고 백종원씨에 대한 내 비호감은 올라갔었다.


그 비호감에 이론이 덧붙여져 갔다.

일반 작은 식당들의 메뉴들을 그렇게 전부 체인화 해 버리면 같은 부류의 체인이 아닌 식당들은 어쩔것이며,

그 단가를 맞추기 위해 인건비나 인테리어, 재료의 질은 어쩔거냐고.


맛있지도 않은데( 내 입맛에서만)그렇게 식당이 많이 생기며, 막 식당을 내고 돈 많은 부자가 되는 백종원씨에게 

미움과 질투를 내 안에서 키웠었다.

막상 백종원씨가 누구며, 음식연구가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키웠냐에 관한 걸 알지도 못하고 말이다.


그러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나 '집밥 백종원'같은 백종원씨가 나오는 음식프로그램이 뜨고, 그의 이야기가 인터넷 뉴스에 나오거나,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니  그 사람을 모를레야 모를 수 없어졌다.


티비에 나오는 백종원씨는 생각보다 순해보이고, 구수하고, 열심인 사람이었다.

그의 프로그램을 막 찾아서 보진 않았지만 인터넷 게시물이라던가, 채널을 돌릴 때 잠깐 지나가는 방송에서 나오는 모습과 레시피자체도 나쁘지 않아보였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감정적인 비호감이나 질투는 이제 사그러졌다고 생각이 든다.



나는 요리를 좋아한다.

요리를 잘 하는 게 아니다. 요리를 좋아할 뿐이다.

어머님들 세대의 요리의 정석을 추구하지 않고, 좋은 대체물이 있으면 그걸 따르기도 한다.

집에 미원이 있고, 미원을 종종 쓰곤 한다. 다시다고 있고 다시다도 가끔 쓴다.

간편한 조리법이 있으면 그걸 따라하고, 그걸 먹고, 먹어주는 사람을 보면서 좋아한다.


결혼 생활이 3년이 넘으면서 전엔 가까이 하기 애매했던 생선구이나 나물류가 

막상 해 먹으면 편하고 몸에 좋다는 걸 느끼고 그걸 즐겨 만들고 있다.

한번, 두번의 시도가 참 어렵지 하고 나면 그지 어렵지 않다는 게 참 중요하다고 느꼈다.


요리가 어렵지 않다!

라는 걸 잘난 척 하지 않고 귀엽게 표현하는 백종원씨의 티비에서의 모습은 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걸 티비에서 해 준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 모습 전부가 호감인 것은 아니다.

밖에서 먹는 반찬들은 사람들의 입맛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편이다.

전체적으로 간도 세고, 조미료도 많이 들어간다. 많은 반찬에 단맛을 일부러 많이 넣는다.


집밥을 먹는 의미는 밖에서 먹는 것보다 덜 몸에 나쁘게 먹고싶다.는 의미도 크다고 생각한다.

집밥에서조차 강한 맛에 길들여지는게 좋을지 않 좋을지는 개인의 판단이긴 하지만, 나한테는 그리 좋게 보이진 않는다.


백종원씨의 레시피를 참고하는 건 좋지만, 레시피에 내 생각을 더하고 만드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백종원씨에 대한 걸 내 개인적으로 정리해 보니 이제 그사람에 대한 장 단점 보이고, 별로 미운 생각이 이젠 안든다.

이젠 티비에서 나오는 백종원씨의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나오는 게시물을 봐도 즐길 수 있을 거 같다.


백종원씨 개인 보단 백종원씨를 시작으로 한 요즘 음식 프로그램을 방송이나 기사에서 어떤 의도로 내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그리고 내가 그 방송을 통해서 그것을 어떻게 정리해서 받아들이냐가 중요하고.


어쩌다 보니 요즘 즐겨보는 프로의 상당수가 음식프로그램이 되었고, 많은 인기 게시물이 음식관련 게시물이 되고, 백종원씨가 인기인이 된 요즘 분위기에 혼란스러웠던 나를 스스로 좀 정리하는 글이 되어서 시원하다.



1. 정리없이 그냥 쭈욱 쓴 글이라 두서도 정리도 없는 비문이 되었습니다.

그냥 그런가 보다 생각해 주세요.

2. 가장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이제 냉장고를 부탁해!가 되었습니다. 맹기용씨가 나왔을 때 처음엔 진짜 뭐지~! 짱나! 했는데, 이것도 시간이 지나니 내가 발끈하는게 트래픽을 올리는 좋은 반응일 뿐이란 생각이 드네요. 그냥 방송일 뿐이고, 저 분이 내 식탁을 책임지지 않으실테니까요. 라고 생각하렵니다. 냉장고를 부탁해가 다른 사람들과의 좋은 대화 소재가 되어서 전 좋습니다.

3.요리 잘 하고 싶어요 ㅠㅠ 칼질 잘 하고 싶어요 ㅠㅠ

잘 하고 싶다라고만 생각하고 노력하지 않는 나. 평생 칼질 초보일 듯 ㅋㅋ.


굉장히 간만에 블로그에 글을 써 보네요.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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