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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친절한 금자씨 그리고 유영철

멋대로감상

by 니즈곰 2007. 1. 9.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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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이 한권 안에 얼마나 많은 감정과 이야기가 들어있는지 모르겠다.
보는 내내 내 자신에게 수많은 질문, 마음가짐, 외침을 했는지 모른다.

어쩌면 나와도 닮은 사람을 믿기 힘들어 하고, 사람이 밉고, 자신조차 좋아하지 않는 감정 마른 유정.
그가 모니카 고모를 따라 형무소에 들어가 윤수를 만나고 받은 충격, 그리고 윤수와 진짜 이야기를 하고
깨닫고 나서의 가족과 주위에 대한 외침을 볼 때마다 나도 혼란스러웠고, 외치고 싶었다.

다른 사람을 정의 해 버리는 게 얼마나 쉽고 무서운지 알았고, 형무소의 생활도, 그리고 형무소안의 인간도
인간이구나... 라는 것도 알았다.

범인에게 모든 죄가 있진 않다는 것. 범인을 만든 사회, 환경, 그리고 사람도 있다는 것.
또한 항상 나쁘고 위험한 사람은 없다는 것도.

그래서 윤수도 꼴통, 유정도, 이주임도 꼴통. 그리고 나도 모두 꼴통이다.
하지만 그 꼴통들이 사형수도 되고, 피해자도 되고, 사형수를 교화시키는 종교인도 되고, 신문에서 보고 비웃는 사람도 될 수 있다는 것이 슬프다.

다만 모니카 고모, 그리고 유정을 통해 자신을 깨닫고 죄를 뉘우치는 윤수의 이야길 보면서
사람이 사람에게 얼마나 큰 빛이 될수 있는 지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사형수와의 이야기.
가장 큰 죽음-사형이라는 벽이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개인적으로 윤수를 교화하고 감화시켜도 국가가 만들어 놓은 사형은 막을 수 없었다.

죄인이 저지른 것에 대한 복수란 또 다른 이름의 사형.
사형은 국가가 대신 해 주는 복수일 뿐이다.

친절한 금자씨를 보면  아이 연쇄살인범을  잡고 나서 금자씨는 살인범에게 당한 피해자의 부모들에게
묻는다.

경찰에 넘길것인지 부모들이 스스로 복수 할 것인지.

스스로 복수를 선택한 부모들의 복수가 끝나고 남은것은 같이 복수를 한 부모들과의 케이크 먹는 시간과 누군가 신고할까봐 의심하는 마음, 그리고 금자씨의 허무한 표정 뿐이었다.

죽음에 대한 복수. 복수를 한 가족들과 금자씨에겐 뭐가 남았을까.
복수로 시작하여 복수로 끝나는 이 영화를 본 나에겐 허무뿐이 안남았었는데.


얼마 전, 오마이뉴스에서 본 기사가 떠오른다.

누리꾼은 '유영철 사형'에 손 들었다. 라는 기사.
사형제 폐지와 존폐에 네티즌 들은 사형제 존치에 손을 들었다는 기사.

이 기사를 보고 참 기분이 어두웠다.
윤수처럼 사실 죄를 덜 지었던 것도 아니고, 뉴스나 신문을 통해 유영철의 잔인함에 치를 떨며
"죽어도 싸다"라고 몇번이나 말했던 유영철사건인데, 이 책을 읽고 나선 전처럼
"죽어도 싸다"란 말이 참 나오기 힘들었다.

물론 이 전부터 사형제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단순한 이유로는 사형을 시킨다고 죄인이 참회하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단지 죽음으로 책임을 회피한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차라리 평생 노동으로 갚아라.라는 그런 생각이었다.

그랬기에 "죽어도 싸다. 하지만 죽이는건 너무 쉽다"라는 어떻게 보면 더 잔인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랄까.


지금은 조금 다르다.  물론 사형시키는 것이 복수라는 형태이고, 참회하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은 같지만
사형시키기전에 죄인이 자신의 죄를 뉘우칠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도 사람이기에 사람보다 못한 대우는 좀 덜해졌으면 한다.

물론 그렇다고 유영철을 용서하진 않는다. 그는 수많은 약한 사람들을 죽였고, 많은 범죄를 저질렀다.
그가 감옥에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평생 감옥안에서 자신의 죄를 덜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성실히 해 줬으면 하는게 나의 바램이다.

과연 그가 윤수같은 사실 좋은 사람일진 모르겠지만.. 소설처럼 유영철에게 모니카 수녀같은 좋은 사람이 나타나길 바라는 건 내 환상인걸까..


이런 말이 아직도 내 마음속에 확실히 자리잡진 않았다.
책의 말대로 아는것보단 깨닫는 게 중요하다고 하듯이  책 덕에 많은걸 느꼈지만 아직 완전히 깨닫진 못했다.
다만 위선이 나쁘다고만 생각하진 않기에 이런 위선정도라면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나중엔 이 위선이 내 마음이 되면 좋겠다.


덧글.

1.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우선 책으로 보길 잘했다.
아마 영화로 봤다면 이런 많은 생각을 하기 전에 영화가 끝나버릴지 모르겠다.
내가 워낙 둔하고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

2.영화도 꽤 괜찮다고 들었는데. 나중에 영화도 봐야겠다.
이나영 강동원이었나. 뭔가 둘이 별로 안어울릴 거 같은데.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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