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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새우항 - 수초, 시금치, 치새우

새우랑

by 니즈곰 2012. 10. 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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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초 정글



가드닝에서 시작한 물생활인지라, 제 1 목표는 열대어도 새우도 아닌 멋진 수초항이었다.


하지만 관련지식도 경험도 자금력도 없고

 

있는 거라곤 구글 검색 이미지로 볼 수 있는 그럴듯한 이미지들과, 그로 인해 높아져만 버린 눈뿐.

 

예를 들면 이런 거...

 


초보자를 위한 음성수초나 조명과 이탄이 없어도 성장한다는 모스 따위는 이미 눈에 차지도 않았고


선택기준은 오직 이쁠 것, 그리고 작을 것. 그래야 이 조그만 어항에 들어가니까.



그래서 선택된 게


 

 

 

전경수초 중 가장 어렵다는 쿠바펄


 

 

 

밀리오필름 가이아나 "드워프"


 

 

 

"드워프" 안브리아


 

 

 

마크란도라 레드 "스몰"리프


 


 

수조는 all 디아망? 하지만 돈이 없으니 그냥 아크릴 채집통


바닥재는 ADA 아마조니아? 하지만 돈이 없으니 그냥 적옥토


바닥비료는 파워샌드 + 이니셜스틱? 하지만 돈이 없으니 그냥 바이오콤 + 꽃마나


조명은 고출력 T5등? 하지만 돈이 없으니 그냥 LED모듈


고압 이탄? 하지만 돈이 없으니 그냥 맥주병 자작이탄

 


 

이상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래도 일단 심어보았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생명은 자란다. 자연의 신비... 그것도 생각보다 잘 자란다. 

 

 

 

 

조금만 자라도 수초가 수면 위에 닿기 때문에, 자주 트리밍해줄 수 밖에 없긴 하다.

 

 

붉은 수초가 급격히 갈변해가는 게 조명 부족인가 했는데, 전날 투입한 체리새우들의 작업 결과 이끼였다는 게 밝혀졌다. 


새우가 지나간 자리에는 마치 채리새우처럼 붉은 빛깔을 자랑하는 마크란도라.


일견 황량해보이기도 했던 수조였는데, 1주일만에 심을 곳이 부족해지지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쭉쭉 자라나는 수초들.


용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니즈곰: "그냥 환경이 열악해서 웃자라는 게 아니고?")





2. 새우님 식사


 

 


에어펌프도 여과기도 바닥재도 없이, 한기가 느껴지는 베란다 대야에서 물배추들과 함께 던져놓고

 

3일에 1번씩 환수만 해줘도 튼튼하게 살아가는 줄새우와는 달리


체리새우는 나름 물잡이도, 3시간 물맞댐 과정도 거친 귀하신 몸이시다.


그래서일까, 줄새우는 좋다고 꾸역꾸역 먹는 집더하기 짝퉁 비트 따위는 입에도 대려 하지 않으신다.


물론 첫날 투입하자마자 이끼를 잔뜩 드시고 벌써 똥도 한무더기 싸놓으셨지만

 

그래도 왠지 먹이를 줘야 할 것 같은 게 물생활 초보자의 심리.


식초물에 30분 불리고, 물에 박박 씻어 2분간 삶은 시금치를 투입, 그러나 역시 거들떠보시지도 않는다


하긴 흐물흐물한 이끼만 드시는 분이, 수초보다 질긴 잎사귀가 성에 차실 리 없지


그래서 5분 더 삶은 시금치 재투입. 물에 넣자마자 살짝 풀리는 게 5리터밖에 안되는 물 깨질까봐 겁난다.

 

 

30분 쯤 지나자 하나둘씩 다가와 갉기 시작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들 보면, 시금치 잎 하나에 수십마리씩 달려들어서 먹던데.. 


하긴, 고작 10여마리 있는 어항에서, 그것도 투입된 지 이제 이틀째인 새우에게 뭘 바라는 건지.


그래도 먹어주는 게 용하고 고맙다. 다음엔 오이나 호박을 투입해볼까? 사료는 뭘로 해야 하나...




3. 프리필터



걸이식 여과기가 소음도 없고 에어펌프도 필요없어서 참 좋긴 한데 문제는 한없이 큼직한 입수구다.


줄새우 투입 이틀째, 여과기 입수관에서만 새우 3마리가 발견되었다. 줄새우조차 빨아들이는 무시무시한 공간.


임시방편으로 니즈곰이 양파망 + 고무줄로 막아두었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둥둥 떠오르는 리시아와 쿠바펄 줄기들 때문에 막혀버리기 일쑤. 게다가 보기도 흉하다.


그래서 여과기에 기본적으로 들어있던 스펀지를 잘라 구멍을 뚫어서 프리필터를 대신했다.

 

 

 

사실은 새우 사올때 프리필터 사온다는 걸 깜박했다.


하지만 설겆이용 수세미보다도 성긴 스펀지에, 나중에 부화될 치새우들이 들어가버리지나 않을까 걱정되는 건 마찬가지.

 

새우 키운지 이틀만에 벌써 번식 걱정부터 하고 있다.


그리고보니 새우 구입 당시 눈에 겨우 들어올 정도로 작은 치새우 한마리가 딸려왔는데, 오늘은 보이질 않는다.


 

 

물론 이런 걸 달아놓을 수만 있다면야 걱정할 일도 없겠지만

 

그럴 돈이 있었으면 바닥재도 소일로 깔았겠지.

 


고심끝에 내린 결론. 소비자가격 \1,200

 

보통 미관을 위해 입수관 위에 스타킹을 씌우고, 그 위에 프리필터를 끼워 가리는 방식을 많이 하던데


미관 따졌으면 애초에 이런 아크릴 채집통에 수초 & 새우 키울 생각은 안 했겠지.

 

그리고 스펀지에 치새우 들어가는 건 괜찮은가?


그래서 스펀지 겉면을 스타킹으로 덧씌우기로 결정.

 

이제 우리집 스펀지도 신축성 & 고탄력이 착용감부터 남다른 나노 프리필터로 변신


프리필터를 교체하고, 기존에 쓰던 스펀지를 물에 헹구던 중, 작고 길쭉한 무언가를 발견.

 

치새우다! 역시나 스펀지 안에 갇혀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항에 헹굴걸...

 

하지만 엄청 더러웠고, 물갈이할 물도 아직 준비 못 했는데 어항 물을 이 이상 뺄 수도 없고...


비커에 넣고 어항물을 약간 부어줬지만 움직이지 않는다.

 

역시 오랫동안 스펀지에 있었는데다, 갑작스레 차가운 수돗물에 닿은 게 치명적이었나.


그리 생각하던 중에 살짝 움직임이 보인다!

 

황급히 어항에 도로 입수시키자, 잠시 뒤 기운을 차리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미안하고 용하고 고맙네. 건강하게 잘 살아만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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