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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새우항 - 체리새우, 이끼, 청소고기

새우랑

by 니즈곰 2012. 10. 3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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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우가 죽어간다

 

수초 아래쪽에서 3마리의 사체를 발견했다.

 

새우는 죽자마자 부패가 시작되는 걸까. 들어올리자 목과 몸이 흐물흐물 분리되어버린다.

 

투명한 생이새우가 죽으면 빨갛게 변한다는 건 알았는데

 

빨간 체리새우가 죽으면 살짝 주황색으로 변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살아남은 녀석들도 대부분 누워서 발만 꼼지락거릴뿐, 언제 움직임을 멈춰도 이상하지 않아보인다.

 

우울하다.

 

처음 시작하는 물생활, 문제 하나 없이 술술 풀려나갈 리 없다는 생각은 들지만

 

잘 풀리는 듯 하다가 갑자기 이런 상황이 닥치니 마음이 아프다.

 

원인이 대체 뭘까... 이탄을 빼줬지만 상태는 악화일로를 치달을 뿐.

 

어항 벽면을 닦아준답시고 너무 자주 물에 손을 넣어서일까?

 

생먹이로 준 시금치가 수질을 급격하게 악화시켰나?

 

환수 사이클이 너무 늦어버렸나?

 

유경수초를 트리밍하고 식재해주는 과정에서 바닥재가 헤집어져, 바닥에 깔린 오염물질 때문에 물이 깨졌나?

 

환수해주는 과정에서

 

짚이는게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게 무섭다. 역시 5리터짜리 수조에서 생물을 키운다는 건 너무 무리한 발상이었나보다.

 

어쩌면 치새우를 위해 프리필터를 씌운답시고 스타킹을 감아준 게 잘못이었을지도.

 

스타킹에 무슨 화학물질이라고 있었나....

 

있다! 록타X트 순간접착제!!

 

스타킹을 접착제로 고정시킨 뒤, 말리자마자 독성을 뺄 생각도 못하고 바로 넣어버렸다!

 

치새우를 안전하게 지켜야한다는 급한 마음 때문에...

 

당장 스타킹필터를 빼버리고 50% 환수를 해줬다.

 

내일도 환수를 해줘야겠다. 조금이라도 독성을 빼주려면...

 

치새우 하나 살리겠다고 새우들을 전부 죽이는 짓을 저지르다니... 참 어처구니가 없다.

 

다 죽는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겠지.

 

미안하다 새우야...

 

 

 

2. 이끼가 밀려온다

 

 

새우들이 움직임을 멈추는 것과 반비례로, 이끼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미 새우들이 시금치와 사료에 길들여질 때부터 슬슬 징조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천적이 사라지자 아무 거리낄 것 없이 증식해가고 있다.

 

체리새우가 깨끗이 닦아놓았던 잎 위에, 마치 거미줄처럼 휘감긴 실이끼

 

리시아의 뿌리라도 된 양 단단히 엉켜있는 붓이끼

 

가뜩이나 체리새우만으로는 버거울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폭탄이 떨어진 이상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3. 생체병기

 

 

이끼 대책이 시급하다.

 

이대로 가다간 새우들 뿐 아니라 수초까지 엎어버려야 할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일단 약품은 기각. 제초제는 이끼도 죽이지만 수초도 죽인다. 덤으로 새우도 죽인다. 차라리 어항을 엎고 말지.

 

역시 믿을만한 건 생체병기뿐...

 

첫째, 체리새우의 숫자를 늘린다.

 

하지만 체리새우는 일단 작기 때문에, 이끼 제거용으로 믿음직스럽진 못하다.

 

그리고 이번 사고가 없었더라면,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불어났을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체리새우에게 맡겨보기엔 상태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둘째, 안시를 데려온다.

 

니즈곰 친정 어항에서도 3마리 있었던 안시 알비노 숏핀

 

작고 귀엽고, 나름 뭔가 열심히 빨아대고 있던 느낌이다.

 

하지만 이녀석은 무려 최대 15cm까지 성장하는 괴물이다.

 

15cm면 우리 어항의 절반이 넘는 길이.

 

게다가 그 정도로 사이즈 차이가 심하게 난다면, 아무래도 새우에게 피해가 없을 수 없다.

 

 

같은 이유로 알지이터도 기각. 어디서나 흔히 구할 수 있지만, 일단 크고 무섭다.

 

이녀석들이 바닥에 가라앉은 물고기 사체를 조각을 내는 모습도 봤고

 

물에 떠 있는 사체에 3마리가 달려들어 빨아대는 모습도 봤다.

 

심지어 디스커스에게 달라붙어 체액을 빨아댄다고 하는 녀석들이다.

 

시아미즈 알지이터는 덜 사납다곤 하지만, 그래도 10cm가 넘어가는 건 변함없다.

 

우리 수조에서도 무리 없을 만큼 작고, 새우에게 피해가 안 갈 정도로 온순한 초식 물고기 없을까...?

 

있다!

 

오토싱 크로스!!

 

일단 3~4cm로 작다. 그리고 무엇보다 예쁘다!

 

일견 상어를 연상시키는 등지느러미와 컬러링

 

메기과답게 귀여운 수염과 얼굴

 

딱 우리 어항을 위해 존재하는 물고기다.

 

한가지 문제라면, 이녀석의 청소 능력이 생각만큼 뛰어난 편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는 건데...

 

그래도 일단, 내가 처음 키우는 물고기는 오토싱 너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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